2006년 4월 12일자 굿바이솔로에서는 민호와 수희의
사랑이 확인되는, 그래서 민호의 소망대로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는 상상이 그려졌다.
그들의 사랑에서는 지안이라는 인물이
장애적 요소로 자리하고 있었고, 그들은 그것으로 인해
죄책감과 미안함을 또한 연민마저 느끼고 있었다.
지안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수희에게
민호가 내뱉은 말은
[내가 해프닝이야!?] 물음? 이었다.
2년여동안 죽도록 사랑하고 헤어졌던,
그런 지안과 수희 사이에 일어난 해프닝.
물론 그녀에게 있어 민호란 인물은 해프닝이 아니었고,
그들은 옥상에 누워
따뜻하고 아름다운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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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해보았다.
해프닝.
사랑의 시행착오? 이런 유치한 발상이 아니라,
있었던 거 같다. 내게도 그 누구에게도.
운명이 아니라고 실패한 사랑이라고 해서 해프닝이라는
소소하소 시시한 단어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다.
살다보면 남녀사이 해프닝은 많이도 일어난다.
하지만 그 해프닝이라는 것도 기억이기때문에
때때로 불쑥불쑥 찾아드는 그 기억들로 인해
머리를 세차게 저으며 부정하거나
피식 실소를 흘리기도 한다.
생각해보자.
나는 누구누구에게 해프닝따위의 존재였으며
나는 또 누구누구를 해프닝으로 밖에는 생각하지 않는가...
어쩌면 인간된 도리로서
타인에 대한 예의로서
차마 입에 담기 미안한 말이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해프닝이었으며,
누군가도 내게 해프닝이었음을...
서글프지만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다.
언젠가 시간이 아주 많이 흘렀을때
내게 그러한 인물들속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조차
희미해질 것이다.
고로, 인정하자...
남자와 여자, 또는 여자와 남자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도 충분히 해프닝정도 밖에는 취급되지 않음을...
by Aromy